소설 읽기

from 나날 2018/08/06 13:33


카메라를 든 이후로는 소설이 멀어졌고
노안이 온 이후로 책이 멀어졌다.

다시 소설을 조금씩 읽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읽었던 <이방인>을 다시 읽었다.
내 생각 이상으로 이 소설이
내 속에 깊이 스며 있음을 알게 된다.
읽는 동안 생생한 이미지들이 다시 살아나서
조금 놀랬다.

다른 소설들도 조금씩 읽는다.
그런데 돋보기를 끼고 책을 읽는 것은 불편하다.
엎드려 읽기, 누워 읽기 등이 쉽지 않다.
아무튼 오랫동안 덮어두었던 소설의 세계로
다시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

소설은 주변의 언어로
주변의 이야기를 표현하며 중심에 이른
근대 서양의 지배적 예술 장르다.
소설의 시대는 이미 저물어 가고 있지만
소설은 읽는 사람에게나 쓰는 사람에게
영화로는 닿지 못할 자유의 영역을 열어준다.
그리고 소설은 영화와도 닿는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소설의 시공간이 보여주는 구체성은
영화의 특성과 아주 닮아있다.
소설의 시각성과 시간성은
영화의 그것들과 다른 측면이 있지만
또 닮아있기도 하다.

오랫동안 나는
스스로를 픽션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많은 비디오 일기와
긴 다큐멘터리를 두 편 만든 지금도
여전히 픽션의 세계에 끌린다.
하지만 영화로 픽션을 만들 기회는
내게 오기 힘들 것 같다.
카메라를 들기 전에 휘갈기며 써왔던,
초고의 형태로 남아있는 많은 소설들과
내가 만든, 혹은 만들 영화들이
어떤 공통의 영역을 가질 수 있을까?

아무튼, 오랫만에
소설 책을 읽어나간다.
한 편으론 심심하고
한 편으론 재밌다.








 







2018/08/06 13:33 2018/08/06 13:33
Tag // ,

Trackback Address >> http://lowangle.net/blog/trackback/766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