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꽃

from 나날 2019/12/09 16:53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 있는 동백나무.
서울에서 보기 힘든 나무를 누군가 심어놓았다.
지금 남쪽의 동백은 꽃을 피웠을 것인데
여기에선 겨우 봉오리를 만들었다.
긴 겨울이 지나야 늦은 꽃을 내밀 것 같다.
노란 꽃술도 없는 별 예쁠 것도 없는
덤덤한 빨간 꽃을.

아마도 부산에 다녀오지 못하고
이 해를 보낼 것 같다.
주말 내내 몸살을 앓았다.
잠도 잘 못 자고 무리를 했던 모양이다.
감기나 몸살의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제 정말 나이가 든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매듭지으면
몸을 좀 챙겨야겠다.
검사도 하고 진료도 받고...
뭔가 하는 것은 결국 몸이 하는 거다.
매일매일 해나가는 노동.
<나무가 나에게>를 만들면서,
그런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어느새 연말인데
매일매일 꾸준히 걸어갈 수 있기를,
올 한 해 걸어온 걸음이 흩어지지 않기를.
그래서 나중에 늦은 꽃이라도
덤덤하게 피울 수 있기를.


























2019/12/09 16:53 2019/12/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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